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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elier2026. 04. 189 min read

성수동, 새벽 네 시의 아틀리에.

원료의 이동 경로를 묻는 일은 가끔 지나치게 까다로운 손님이 되는 일과 비슷합니다. 그런데도 이 매대에 오르는 간식의 절반 가량은, 이 새벽의 아틀리에에서 시작됩니다.

성수동, 새벽 네 시의 아틀리에.
Cover · Photography by Studio Muji-ro

김유진 대표가 아틀리에의 문을 열 때, 우리는 아직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새벽 네 시, 건물은 닫혀 있었고, 유일하게 켜진 창은 3층에 있었습니다. 그가 작업대 위에 종이상자 세 개를 내려놓고 있었습니다. 오리의 안심, 덕 네크, 그리고 새로 들여온 뉴질랜드의 양 간이 각각 한 상자씩.

오전 일곱 시, 작업실에서는 건조가 시작됩니다. 그 전에 해야 하는 일이 많다고 했습니다. 상자를 풀고, 표면을 씻고, 조금 더 두꺼운 부분을 얇게 썰고, 결대로 정리해서 트레이에 눕히는 일. 이 과정이 아틀리에의 하루 중 가장 정적인 시간이라고, 그가 웃었습니다.

원료가 도착하는 방식

노이르 파우스의 덕 간식은 국내 세 곳의 농장에서 나뉘어 들어옵니다. 회당 30kg 이상을 들이지 않는 것이 그의 원칙이라고 했습니다. 더 많이 들어오면 전처리 시간이 흐트러지고, 결과적으로 동결건조 과정의 온도와 시간이 흔들린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습니다.

결을 따라 3mm 로 얇게. 두께가 일정해야 동결건조 후의 질감이 균일해집니다.
결을 따라 3mm 로 얇게. 두께가 일정해야 동결건조 후의 질감이 균일해집니다.

처리된 고기는 곧바로 −38도 이하의 챔버로 들어갑니다. 김 대표는 이 순간을 “원료가 고요하게 멈추는 순간”이라고 불렀습니다. 24시간 뒤, 같은 조각이 수분만 빠진 상태로 다시 꺼내집니다. 씹는 소리는 거의 없고, 향은 진하게 남습니다.

“원료가 좋으면, 말은 적어도 됩니다.” 김 대표는 이 문장을 세 번 반복했습니다. 새벽 네 시의 아틀리에에서는, 고기와 도마와 저울 외에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챔버로 들어가기 직전의 트레이 정렬. 두께와 간격이 일정해야 합니다.
챔버로 들어가기 직전의 트레이 정렬. 두께와 간격이 일정해야 합니다.
포장은 불필요한 코팅 없이 크라프트지로 마감합니다.
포장은 불필요한 코팅 없이 크라프트지로 마감합니다.

표면을 지우는 일

아틀리에의 벽에는 아무 장식도 없었습니다. 작업대 위의 도구도 네 가지뿐. 칼, 도마, 디지털 저울, 그리고 얇은 스크레이퍼. 그는 매일 작업을 마친 뒤, 이 도구들을 분해해서 세척하고 원래 자리에 되돌려 놓는다고 했습니다. “표면에 아무것도 남지 않아야 다음날 원료의 상태를 가장 먼저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아틀리에를 나선 것은 아침 여덟 시, 해가 제법 높아졌을 무렵이었습니다. 그는 트레이 마지막 한 장을 챔버에 밀어 넣은 뒤, 이제 커피를 내릴 거라고 했습니다. 이 새벽은 그의 매일이고, 반려견들의 매일 저녁 한 조각은 이 시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About the Author

최슬기

Contributing Editor

작은 브랜드의 이야기를 읽는 방식이 궁금해서, 이 잡지를 씁니다. 교토와 서울을 오가며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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