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끝, 아직 추운 저녁을 위한 스튜.
봄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덜 풀린 밤. 노견에게도, 어린 강아지에게도 부담이 적은 단백질 한 그릇의 레시피를 적어 두었습니다.
by 김유진
원료의 이동 경로를 묻는 일은 가끔 지나치게 까다로운 손님이 되는 일과 비슷합니다. 그런데도 이 매대에 오르는 간식의 절반 가량은, 이 새벽의 아틀리에에서 시작됩니다.
김유진 대표가 아틀리에의 문을 열 때, 우리는 아직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새벽 네 시, 건물은 닫혀 있었고, 유일하게 켜진 창은 3층에 있었습니다. 그가 작업대 위에 종이상자 세 개를 내려놓고 있었습니다. 오리의 안심, 덕 네크, 그리고 새로 들여온 뉴질랜드의 양 간이 각각 한 상자씩.
오전 일곱 시, 작업실에서는 건조가 시작됩니다. 그 전에 해야 하는 일이 많다고 했습니다. 상자를 풀고, 표면을 씻고, 조금 더 두꺼운 부분을 얇게 썰고, 결대로 정리해서 트레이에 눕히는 일. 이 과정이 아틀리에의 하루 중 가장 정적인 시간이라고, 그가 웃었습니다.
노이르 파우스의 덕 간식은 국내 세 곳의 농장에서 나뉘어 들어옵니다. 회당 30kg 이상을 들이지 않는 것이 그의 원칙이라고 했습니다. 더 많이 들어오면 전처리 시간이 흐트러지고, 결과적으로 동결건조 과정의 온도와 시간이 흔들린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습니다.
처리된 고기는 곧바로 −38도 이하의 챔버로 들어갑니다. 김 대표는 이 순간을 “원료가 고요하게 멈추는 순간”이라고 불렀습니다. 24시간 뒤, 같은 조각이 수분만 빠진 상태로 다시 꺼내집니다. 씹는 소리는 거의 없고, 향은 진하게 남습니다.
“원료가 좋으면, 말은 적어도 됩니다.” 김 대표는 이 문장을 세 번 반복했습니다. 새벽 네 시의 아틀리에에서는, 고기와 도마와 저울 외에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아틀리에의 벽에는 아무 장식도 없었습니다. 작업대 위의 도구도 네 가지뿐. 칼, 도마, 디지털 저울, 그리고 얇은 스크레이퍼. 그는 매일 작업을 마친 뒤, 이 도구들을 분해해서 세척하고 원래 자리에 되돌려 놓는다고 했습니다. “표면에 아무것도 남지 않아야 다음날 원료의 상태를 가장 먼저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아틀리에를 나선 것은 아침 여덟 시, 해가 제법 높아졌을 무렵이었습니다. 그는 트레이 마지막 한 장을 챔버에 밀어 넣은 뒤, 이제 커피를 내릴 거라고 했습니다. 이 새벽은 그의 매일이고, 반려견들의 매일 저녁 한 조각은 이 시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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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슬기
Contributing Editor
작은 브랜드의 이야기를 읽는 방식이 궁금해서, 이 잡지를 씁니다. 교토와 서울을 오가며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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